제품특징: 특별한 화학첨가물 없이 아보카도 오일과 난황분말, 달걀, 식초, 소금 등의 평범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제품이라 안심되네요. 첨가제 없이 마요네즈를 직접 만들어 드시는 분들도 물론 계시지만, 저는 그렇게 매번 만들 자신이 없어서 구입해서 먹고 있습니다. 

장점: 성분표가 깔끔합니다. 설탕이나 화학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하고 계시는 분들도 비교적 안심하고 드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건강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유리병에 들어 있어서 환경호르몬 걱정도 덜 할 수 있어요. 달걀 삶아서 에그샐러드 만들 때 이 마요네즈를 넣으면 우리가 알던 그 맛이랑 거의 비슷하고요. 다양한 샐러드 드레싱으로도 좋습니다. 로즈마리 추출물은 천연 항산화제의 기능을 하기 때문에 산화방지제 대신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집에서 직접 식용유와 달걀로 마요네즈를 만들어서 드시게 되면, 사실 하루 이틀 안에 다 먹어야 하잖아요. 직접 만들때 들어가는 수고로움과 엄청난 설겆이를 생각하면, 이건 정말 편하게 먹을 수 있으니까 좋아요.  아보카도 오일로 만든 마요네즈지만, 아보카도 맛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너무 당연한 말일까요? 아보카도 오일에서 아보카도 맛을 느껴본 적이 없는데 말이죠 ^^)

단점: 결국은 마요네즈일 뿐인데, 시중에서 흔히 판매되는 마요네즈에 비해서는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고요. 우리가 예전부터 먹던 마요네즈의 고소하고 풍부한 맛을 기대하면 살짝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다른 마요네즈에 비해서 겨자향과 새콤한 맛이 좀 더 있어요. 기대를 버리고 먹으면 꽤 괜찮은 맛인데, 그래도 제일 맛있는 마요네즈라고 할 순 없네요.^^ 그리고 환경 측면에서 아보카도 소비에 관해 생각해보자면 좀 더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아보카도가 전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게되면서부터, 남미에서는 아보카도 재배를 위해 많은 숲이 파괴되고 상당한 물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보카도 뿐만 아니라, 어떤 특정 식자재가 건강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고 자본주의 논리로 이런 안타까운 일들이 반복되고 있잖아요. 이미 소비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참 어렵고도 복잡하지만, 좀 더 윤리적으로 재배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제품명: Chosen Foods Traditional Mayo (초슨푸드 트레디셔널 아보카도 마요네즈)

구입처: 코스트코

가격: 11,990원

중량: 710ml

원재료명: 아보카도 오일, 난황분말, 달걀, 식초, 정제수, 머스타드 (식초, 정제수, 겨자씨, 정제소금, 정향, 파프리카, 고추), 정제소금, 로즈마리추출물

 

제품특징: 유기농으로 재배된 토마토로 만든 소스입니다. 소금과 토마토, 양파, 바질, 마늘, 올리브유가 주재료입니다. USDA 유기농 인증마크를 달고 있어서 재배 과정에서도 지구에 덜 해롭게 만들어졌고, 합성보존료나 설탕도 들어있지 않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네요. 

장점: 설탕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데다 합성보존료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구연산 정도가 들어가 있는데, 유통단계에서 변질을 막기 위해서 들어갔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하고 계시는 분들에게도 성분 상으로 좋습니다. 유리병에 들어있어서 좀 무겁긴 합니다만, 이 병 또한 피클병으로 재활용하기에도 참 좋아요. 마늘을 살살 볶다가 냉동새우 좀 넣고 이 소스를 붓고 모짜렐라 치즈까지 합쳐지면 환상적인 맛의 요리가 완성됩니다. 스파게티 뿐만 아니라, 피자 만들 때나 토마토 소스가 필요할 때엔 어디나 활용 가능합니다. 아래에 보시면 원재료명을 모두 적어 두었는데, 원재료까지 참 마음에 드는 제품이에요! 

단점: 솔직히 단점을 찾기가 어려워요. 제가 먹어본 다양한 스파게티 소스들 가운데 맛도 성분도 가장 만족스러운 제품입니다. 코스트코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는 게 굳이 단점이랄까요. 단맛이 적긴 한데, 요리 하시면서 양파를 더 넣으시거나 개인 취향에 맞게 다른 재료를 추가해서 만드시면 됩니다. 유리병이니까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깨지지 않게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유리병으로 된 제품들이 환경호르몬에서는 비교적 안전하긴 한데 깨지면 위험하니까요. 

제품명: Kirkland Signature, Organic Marinara Sauce (커클랜드 시그니춰 유기농 마리나라 소스)

구입처: 코스트코

가격: 3개 14,290원 (1병당 4,763원)

중량: 907g

원재료명: 유기농토마토 91.382% (유기농토마토, 유기농토마토퓨레, 정제소금, 구연산), 양파유탕 (유기농양파,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유기농바씰퓨레, 정제소금, 유기농마늘, 유기농마늘퓨레, 유기농바씰, 유기농흑후추

마트에서 사온 체리를 냠냠 먹고서 남은 체리 씨앗을 화분에 심는 것으로 무모하게 시작했던 체리나무 키우기 프로젝트가 벌써 4년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기적처럼 단단한 껍질을 깨고 발아한 귀여운 새싹이 이제는 제법 많이 자라서 1미터쯤 되는 체리나무가 되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잎은 꽤 무성한데도 계절이 수없이 바뀌어도 꽃이 필 생각을 하지 않는 데에 있습니다. 설마 올해는 꽃이 피겠지? 했는데 결국 열매는 커녕, 꽃도 피지 않았어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왜 이 나무가 체리나무라고 굳게 믿었을까? 미운 오리 새끼처럼 어쩌면 오리가 아닌 백조일 수도 있는데??!!! 어디에선가 날아온 어떤 녀석이 여러해살이 풀이라서 나무처럼 자라난 건 아닐까요??? 

그래도 굳게 믿고 있습니다. 내 손으로 키운 체리를 언젠가는 먹게 될 거라고! 

제품특징: 유기농 땅콩과 소금만 들어가 있는 땅콩버터입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땅콩버터 뒷면의 성분표를 살펴보면, 설탕이나 식물성 유지 같은 건강에 그닥 좋지 않은 성분들이 들어간 경우가 많은데 반해, 이 제품은 정말 딱 두가지만 들어가 있어요. 게다가 유전자 변형이 되지 않은 식품에만 사용할 수 있는 Non-GMO 인증까지 되어 있습니다. 

장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땅콩버터입니다. 소금과 유기농 땅콩만 들어갔다고 합니다. 구입하실 때 주의하셔야 할 부분이 있는데 MaraNatha에서 나온 제품들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설탕과 팜유가 들어간 제품도 있어요. 단 두가지 성분만 들어간 제품이 맞는지 확인하고 구입하세요~ 2가지 성분만 들어간 제품들 가운데에도 땅콩이 좀 크게 들어간 크런치 제품과 땅콩알이 씹히지 않는 크리미 제품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론 크리미 제품이 더 맛있었어요. 개인적으론 원래 크런치 피넛버터를 더 좋아하는 편인데, 이 제품에는 설탕이 전혀 안 들어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담백하게 아무것도 안 씹히는 편이 더 나았습니다. (땅콩 알러지 있는 분들은 너무 당연히 드시면 안됩니다. 갑자기 떠오른 이야기인데, 미국에는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을 위해서 일부 야구 경기장 내에 땅콩 통제 구역을 만들기도 한다네요. 알러지 있는 분들은 옆자리에서 땅콩 먹으면 힘들거 아니에요. 물론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만지거나 냄새 맡는 정도로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알려져 있답니다. 각설하고, 땅콩 알러지가 있다면 이 제품은 드시지 마세욥!!) 

단점: 잘 휘저어야 합니다. 땅콩과 소금만 들어가 있기 때문에 기름과 물이 살짝 분리되는 현상이 있을 수 있는데, 잘 휘저어서 먹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식물성 경화유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땅콩버터들은 이런 현상이 없지만, 대신 몸에는 해롭죠. 그냥 휘저으면 건강하게 극뽁! 처음엔 단맛이 없다는 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먹다보면 그 고소함이 더 좋아요. 유리병에 담겨있어서 냉장고에서 꺼낼 때 좀 무겁고 아이들에겐 위험할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합니다. 유리라서 무겁긴 하지만, 플라스틱에 담겨 있는 게 아니라서 오히려 안심되네요^^ 

제품명: MaraNatha, 오가닉 피넛버터 
구입처: 아이허브 
가격: $6.37 
중량: 454g 
전성분: 유기 건조 볶은 땅콩, 바다 소금 

제품특징: 100% 식물성 세제로 비교적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주방세제입니다. 로릴황산나트륨, SLES, 에톡실기, 석유 용매제, 합성향, 염료, 파라벤, 트리클로산과 같은 유해한 화학적 잔류물이 없는 제품이라고 하네요. 

장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주방세제를 찾다가 아이허브에서 발견한 제품입니다. 인기가 많아져서인지, 가격이 조금씩 조금씩 계속 오르는 게 아쉽긴 한데 사용하기에 편하고 전성분이 공개되어 있어서 안심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밀가루와 베이킹소다 만으로 설겆이를 한다면 환경에 더욱 도움이 될텐데, 아직 제 기술이 부족한 탓인지 그릇이 제대로 안 닦이다보니 이 제품에 정착했습니다. ㅠ_ㅠ

단점: 아주 뽀득뽀득하게 닦이는 주방세제를 기대한다면, 이 제품은 좀 아쉬울 수도 있습니다. 아크릴과 같은 합성섬유로 만든 수세미를 새로 꺼내서 이 세제와 함께 쓰면 제법 거품도 잘 나고 그릇도 잘 닦이는 편인데, 시간이 조금만 흐르면 수세미에서 거품이 잘 안나요. 수세미를 오래 쓰게 되면 세균 증식의 위험이 있다고 해서 거의 1달 주기로 수세미를 교체하는 편인데도, 조금이라도 오염된 수세미에서는 거품이 잘 안나니까 살짝 답답합니다. 가격도 결코 저렴한 편은 아니라서 성분 좋고 저렴한 다른 제품을 알고 계신다면 답글 부탁드려요. 

전성분: 정제수, 식물성 유래 카 프릴 릴 / 카 프릴 글루코 시드, 식물 유래 데실 글루코 시드, 식물성 글 리세 린, 구연산 2 나트륨 코코 글루코 시드, 알로에 바바 덴 시스 잎 추출물, 토코페롤 (비타민 E), 감귤류 aurantium bergamia (버가못) 오일, 감귤류 medica limonum (레몬) 오일, cymbopogon schoenanthus (레몬 그라스) 오일, mentha piperita (박하) 오일, 감귤류 grandis (자몽) 종자 추출물. (출처: 아이허브)

제품명: Better Life, Dish It Out 
구입처: 아이허브 
구입가격: $7.73 

제품특징: 이 제품은 100% PLA 소재를 사용한 수세미입니다. PLA는 Polylatic Acid의 약자로 사탕수수나 옥수수 녹말에서 분리한 원료를 고분자화한 형태로 만든 친환경 소재입니다. 이 제품은 옥수수 분말로 제조되었으며, PLA의 특성상 특정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6개월~1년 사이에 생분해됩니다. 일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수세미 제품들은 분해되는 데에 수백년씩 걸린다고 하니, 그에 반해서는 훨씬 환경에 덜 유해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장점: 최근에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이 널리 알려지면서부터 많은 분들이 아크릴과 같은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수세미 보다는 친환경적인 제품을 찾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수세미의 경우, 자연환경에서 분해되는 데에 500년 이상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는데다 아주 미세한 플라스틱 형태로 식기에 남아 우리 소중한 가족의 인체에도 지속적으로 쌓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폐해들이 알려지면서 대체제로 자연에서 재배된 천연수세미를 사용하시는 분들도 증가하고 있지요. 오늘 소개해 드릴 이 제품은 천연 수세미에 비해서는 구입이나 사용이 간편합니다. 망 형태로 되어 있어서 물기도 쉽게 마르는 편이라서 설겆이 후에 가볍게 물기를 짜고 통풍 잘되는 곳에 두면 금새 말라요. 천연수세미는 자칫 관리를 소홀히 하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제품은 사용 면에서도 조금 더 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점: PLA 소재의 특성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쉽게 해집니다. 조금 쓰다보면 금방 너덜너덜해져요. 게다가 기름기 있는 식기에 사용하고나면, 아무리 열심히 기름기를 빼려고 노력해도 기름기가 잘 사라지지 않더군요.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수세미에 오래 길들여진 저로서는 밥풀이나 치즈 같이 잘 지워지지 않는 음식물이 뭍은 그릇을 닦을 때에도 좀 답답한 감이 있었어요. PLA 소재가 기존의 플라스틱에 비해서 자연환경에서 짧은 시간에 분해될 수 있는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이라 궁극적으로는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된다고 하니,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러번 구입해서 사용하고는 있지만 제품의 편리성이나 가격 경쟁력만 고려한다면 과연 이걸 다시 선택할까 싶습니다. 게다가 이런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이라면 환경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일텐데, 제품의 패키징도 좀 아쉬웠습니다. 종이와 비닐이 합쳐져 있어서 분리 배출하는 데에도 불편했고, 이게 과연 친환경 제품이 맞나 싶었습니다. 차라리 패키징 단계에도 PLA 제품을 전적으로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결론: 합성섬유로 만든 수세미를 오래 사용하던 분들에게 자연과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 새로운 대안이 될만한 제품입니다. 저는 이제 천연수세미를 잘라서 사용하는 방법을 한번 시도해 볼까 해요^^ 시도해보고 글 올리도록 할게요! 

제품명: 3M 스카치브라이트 옥수수 그물망사 수세미

구입처: 코스트코

구입가격: 8개 10,890원  

어릴 적에 저희 집에는 세계명작동화라는 빨간색 하드커버의 동화 전집이 있었습니다. 전집이라고는 했으나, 책장에 온전하게 나란히 끼워져 있는 법이 없었죠. 화장실에 두 권, 책상 옆에 한 권, 피아노 위에 한 권...여기 저기에 어지럽게 놔두고는 손이 갈 때마다 읽곤 했는데요. 유치원에 다녀와서는 따뜻한 방바닥에 엎드려 엄마가 주신 누룽지를 오독오독 씹어 먹으며, 그 동화책들을 읽던 나른한 오후가 아직도 생각납니다. 어떤 날엔 상상 속에서 소공녀 세라가 되기도 했고, 또 어떤 날엔 해저 이만리 속의 주인공이 되어 정신없이 도망치는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몽구스와 독사의 결투에서는 제가 어린 몽구스가 되어 뱀과 사투를 벌이기도 했고요.

몽상가 기질과 그 책들 덕분에 저는 상상력이 참 풍부한 사람으로 성장했습니다. 초등학생 시절엔 제가 위대한 화학자가 되어 아무도 몰랐던 엄청난 신약을 개발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에 빠져 집에 있던 모든 약들을 꺼내서 모두 한데 모아 가루로 만든 다음 정성껏 개어 보기도 했지요. 제가 조금 더 무모했더라면 그 짬뽕약을 먹어 보고 효능까지 확인했을 텐데, 안 그랬던 게 참 다행이지요...^^ 외교관이 되어 전세계를 다니는 상상에 빠져 영어 공부에 몰두하기도 했구요. 또 어떤 날엔 나이팅게일 같은 간호사가 될거라는 희망에 빠져 주사기를 갖고 놀다가 큰 일 낼 뻔하기도 했어요. 

요즘은 상상합니다. 제가 지금과 다른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 라고 말이죠.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제 재능이나 노력에 비해 많은 것들을 얻는 행운을 누리고 있으며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축복을 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을 할 때면 송구스럽기도 하고 또 감사한 마음이 들어, 앞으로 더 노력해서 많이 베풀며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곤 합니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는 세계재난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인구의 15%정도인 9억2500만 명은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만약에 한 교실에 40명의 사람들이 모여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중 6명이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다는 뜻이지요. 교실의 다른 한켠에서는 비만으로 살을 빼겠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말이죠. 세계 비만 인구의 수가 기아인구를 넘어선 현상은 빈부 격차가 점점 심화하는데다 국제 곡물 가격 급등으로 식량 구입 능력에 현저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지요. 국제 곡물가격은 올들어 투기적 거래와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급격히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은 어디에 서있나요? COVID-19로 인해 우리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 주변을 좀 더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최근 전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와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은 우리 사회의 빈부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단순히 기아의 문제를 야기할 뿐 아니라, 결국 학습기회에 관한 문제로 이어지며 궁극적으로 빈곤의 세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서관이 문을 닫고, 학교에 갈 수 없을 때, 학교 급식이 중단될 때, 가장 고통 받게 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참 답답해집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마태25,35~36)


예전에 회사에서 점심을 먹는데 직장 상사가 웃으며 말했었다. 환경오염이 심각하다고 하는 언론 보도들이 자신의 눈에는 일종의 음모 같다고, 원래 세상은 때로는 좀 더워지기도 하고 때론 추워지기도 하는데 일부의 사람들이 괜한 호들갑을 떠는 것 같다고 그분은 말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선 새로운 소비가 끊임없이 생겨야 하니, 환경에 대해 이야기 하며 전기차 같은 새로운 소비트렌드를 만드는 게 아니겠냐고 말이다. 이렇게 거대한 지구에서 인간이라는 하찮고 작은 존재가 과연 얼마나 영향을 미치겠냐고 그분은 반문했다.

정말 그런걸까? 정말 이대로 괜찮은걸까? 나는 워낙 귀가 팔랑거리는 사람이라서, 그 말을 듣고보니 정말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고 잠시 생각했다. 파괴되는 환경에 대한 내 걱정이 유난스러운 기우일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환경에 대한 걱정을 잠시 내려놓으니 마음도 가벼워졌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시간이 지나도 그 대화가 떠오르고, 그럴 때면 마음이 무거워지고 전보다 더 큰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분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으면 정말 어쩌나.

COVID-19를 겪고, 유래없이 기나긴 장마를 보내면서 2020년의 봄과 여름은 그 어느 해보다 여러모로 힘들다. 이러한 힘겨움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정서적으로 제일 고통스럽게 느껴졌던 건 이전의 평범한 일상이 주던 안온함이 되돌아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었다. 앞으로 마스크 없이 청량한 공기를 맡으며 저녁 산책을 나갈 수 있을까? 전세계에 불어닥친 불황이 혹시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파괴하진 않을까? 뉴욕911테러로 잠시 뉴욕 상공에 비행기가 뜨지 않아 인공적인 구름이 잠시 생성되지 않았던 것만으로도 뉴욕 기온이 상승했는데 (당시의 기사보기), 지금은 전세계 항공 교통이 급감했으니 앞으로 전세계 기후는 어떻게 될까?

그 어떤 질문에 대한 답도 우리는 모른다. 그저 추정할 뿐 그 누가 정확한 답을 알까? 혹자의 말처럼 지구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인간은 작은 존재일 뿐이니 별탈 없을 거라고 나이브하게 믿고 싶지만, 이 거대한 지구에 소수에 불과한 인류가 끼친 환경오염과 그로 인한 기후변화는 너무 드라마틱해서 이제는 소름이 끼친다.

그때 대화를 떠올리며 지금 나는 후회한다. 나는 침묵해서는 안되었다. 불같이 화를 냈어야 했다. 침묵조차도 의사소통의 일부가 된다는 사실을 그때의 나는 간과했다. 침묵은 곧 암묵적 지지를 의미한다. 부끄럽게도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일정 지분의 책임이 있다. 침묵하고 방조한 일에 대한 대가를 물어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나는 40년간 살면서 어떤 식으로든 자연을 파괴하는 데에 동조해왔으니 내가 앞으로 겪을 일들은 어쩌면 내 행위의 대가를 치른다고 생각하면 되겠지만, 무고한 어린 아이들과 동물들은 어쩌란 말인가.

이번 폭우로 인해 엄청나게 불어난 물에 휩쓸려 지붕에 올라간 소가 내려오지도 못한 채 오도가도 못하는 모습이 방송에 나온다. 소를 끈으로 묶어 사람들이 억지로 끌어당기니, 소가 아슬아슬하게 계단으로 밀려 내려 오다가 그만 발목이 부러졌고, 계단 위로는 피가 낭자하게 흐른다. 안타까움에 그만 눈물이 왈칵 나는데, 이 감정을 설명할 길이 없다. 이대로는 지구에 사는 생명들 중 어느 하나도 괜찮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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